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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韓.蒙 민속문화의 비교 관점 3
 작성자 : 관리자 2011.01.07 15:38:09, 조회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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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히 일부의 연구성과를 제외하면, 한.몽 민속의 비교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바는 실제로 거의 없다. 또한 양자의 비교를 정면으로 다룬 연구라 하더라도 지금에 와서는 그 기본적인 접근 태도와 방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앞서 지적한대로 한국에서 몽골학이 시작된 최근 10여년 동안은 대개의 경우 한.몽 문화에 대한 일정한 고정관념과 선입견 속에서 몽골 기행(紀行)이 이루어지고, 여기서 한국 민속과 직.간접적으로 비슷한 형태와 내용이 찾아지면, 단편적으로 유사성을 지적하고, 그 유사성에 한국 민속의 원류(또는 '뿌리'라고 표현도 되는)나 교류 관계가 찾아졌다고 판단했다.
비교 연구로서 유사성 찾기에만 거의 무의식적으로 진력했기 때문에, 양자의 차이점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은 것 같다. 아무리 사물은 보고자하는대로 존재한다지만, 찾고 싶은 유사성만 보일 뿐 다른 점은 애초에 관심도 없어 보였다. 이런 점에서 한.몽 민속의 비교연구는 유사성에만 집중된 잘못된 것이었다.

양자의 민속을 총체적 시각(holism)에서 보면(전경수,1984.191-2.),서로 많이 다른 한.몽 민속에 대해서는 거의 누구도 언급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유사성만큼 이나 차이점을 해명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한.몽 음악의 관계성에 대한 다음의 지적은 다른 민속의 비교연구 시각에도 매우 시사하는 바가 많다.

"한국음악과 몽골음악 중에서 유사점이 어디에 있을까 생각해보기는 하지만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생각된다. 가상해서 지금부터 몇 백년 혹은 1천년전에 유사한 것이 있었다 치더라도 오랜 세월의 흐름에 따라 각기 변한 것들이 많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음계의 유사성을 애기하기도 하는데, 무반음 5음계란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그 선율 진행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속단하기 어렵다.

간혹 특정한 몇 개의 노래들이 선율적으로 비슷하게 들릴지라도 더 많은 노래들이 다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훨씬 다르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몽골의 노래중에는 우리나라의 아리랑과 언뜻 들어서 비슷한 점이 있는 것도 있고 몽골 여인들의 긴 노래 중에는 우리나라 제주도의 홍애기 소리 등과 그 창법이 비슷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제주도의 민요를 몽골 민요에서 옮겨온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어렵다."(권오성,1992.27-8.)

한.몽 민속 사이에는 일정 부분 분명히 유사성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 유사성은 반드시 몽골의 영향(또는 전파)이나 몽골과의 교류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더욱이 몽골 민속이 한국 민속의 원형(原形)이나 원류(源流)라는 생각은 사실과도 다르지만, 양국의 민속 이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몽 민속이 지니는 유사성은 두 차원의 시대(時代)에서 이해할 수 있다. 곧 선사 및 초기 고대에 북아시아 전역에 걸쳐 공유(共有)하고 있던 문화와 13.14세기에 이루어진 몽골의 강권(强權)에 의한 문화접변(文化接變) 때문에, 한.몽은 일정 부분 유사한 민속 문화를 지니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북아시아 샤마니즘의 문화파동으로 설명되는 '샤마니즘의 공유'로 인하여(이필영,1991.9.39.), 몽골 샤마니즘과 한국 무속이 친연성(親緣性)을 지니게 되고, 그리고 서로 다른 자연 및 역사 환경에 조응하여 양자의 샤마니즘은 서로 다른 형태와 내용, 기능을 갖는 샤마니즘으로 전개되었다.(이필영,1979.)곧 유사성안에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샤마니즘으로 형성된 것이다. 오보와 서낭당의 유사성 문제도 그 같은 형성 및 전개 과정에서 설명할 수 있다.

우리는 한.몽 문화를 이해할 때, 적어도 13세기의 몽고풍이나 고려양과 같은 문화접촉을 제외한다면, '영향(inrluence)'이나 '전파(diffusion)'보다는 '문화의 공유(shaning)'에 비중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같이 지니고 있었던 문화가 서로 다른 자연 및 역사환경에서 어떻게 우리 나름대로 '재해석(reinterpretation)'되어 수용되는지에 관심을 모아야 할 것이다. 한.몽 민속 연구를 원형(原形)이나 원류(源流) 찾기에 초점을 두는 일은 온당(穩當)하지 않은 것 같다. 한국의 무속과 시베리아 샤마니즘 사이에 일부 유사성이 발견된다 하여 무속을 시베리아 샤마니즘에서 유래하였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무리한 논리의 비약(飛躍)이 된다.(이정재, 1997.469470.)이 처럼 한.몽 민속사이에 유사성이 이있다 해도 그것이 곧 한국민속의 몽골 기원을 뜻하지 않는다. 또한 한국 민속의 원형이나 원류가 몽골에 있음도 의미하지 않는다. 원형(原形)은 글자그대로 원래의 모양, 곧 처음 생긴 대로의 모습이면서, 아울러 진화하지 않은 원시의 형태를 가리킨다. 원류는 흐르는 물의 근원,곧 사물이 생기는 근원을 일컫는 말이다. 문화에 있어서 원형이나 원류를 규명하기도 어렵지만, 한.몽 민속 사이에 존재하는 유사성은 다른 북아시아 전역에서도 대체로 찾아진다.

또 하나의 차원은 13-14세기 몽골이 고려 침략과 지배하에 이루어진 '강압에 의한 문화접변'이다. 몽고풍(蒙古風)과 고려양(高麗樣)이 바로 그러한 예이다. 원은 고려에 대하여 그들의 법속까지 따르도록 하였다. 고려와 원 사이에는 인적.물적교류가 활발해져 그들의 풍습이 고려로 들어오고 반대로 고려의 풍습도 원에 영향을 주었다. (김위현, 1994.)그러나 이는 단지 문화접변에 머문 것이 아니라, 일부 혼혈(混血)까지 포함되는 사건이었다.(김창현,1997.)이렇게 한.몽 민속의 이해에는 시간에 따른 두 차원의 접근이 중요하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유사성안에서 양구(또는 지역)민속의 차이점을 찾고 그 배경을 설명하는 일은 매우 긴요하다. 이 설명이 충분히 되면, 단순한 외형이 일치만으로, 유사하다든지. 그렇기 때문에 '원류'라든지, '영향'이나 '전파'가 있었다는 주장을 쉽게 하기 어려워진다.

흔히 오보를 보면 서낭당과 유사하다고 지적하지만, 이는 그 외형과 일부 의례에 국한된 유사성이다. 우선 오보와 서낭당을 둘러싼 자연환경이 다른 것을 차치하더라도, 사실 서낭당이 오보와 외형상 일치하는 것인지도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물론 비슷하기는 하지만, 서낭당 과 관련한 의례구조 와 성격은 전혀 다른 것이다. 따라서 비교연구에 있어서는 '상호관련된 기능적인 전체(functional whole)'속에서 부분의 문화를 보아야 한다. 곧 '오보'라는 개별적인 문화요소(culture element)만이 아니라, 오보와 기능적으로 관계되어있는 오보 문화복합(culture complex)를 서낭당 문화복합과 비교해야 하는 것이다.

내관적(內觀的;emic) 관념을 무시하고 이루어지는 비교연구가 허위(虛僞)일 가능성에 대한 다음의 적절한 사례가 있다.

"이누잇과 진도인의 샤마니즘을 비교하는 연구자는 외관개념으로 개발된 샤머니즘이란 용어에 의하여 두 문화의 영적 현상을 비교할 수 있다. 그러나 내관 민속지위 차원에서 보면, 이누잇 문화에서 샤마니즘을 구성하는 영적 힘이 원천과 진도 사회에서의 그것은 판이하게 다른 양상을 보임으로써 기능적 상사(相似) 차원의 직접 비교를 어렵게 만든다.

왜냐하면 이누잇 사회에서 영적 힘의 원천은 수령(獸靈)이고, 진도 사회에서의 그것은 사람의 사령(死靈)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를 무시하고 비교를 강행하면, 그 과정은 맥락을 고려하는 기능적 상사의 규칙을 위반하고 그 결과는 허위적인 것인 가능성이 커진다"(전경수,1994,132.)

한편 비교연구에 있어서는 시간성과 지역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민속도 시간에 따른 변동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민속은 다른 문화의 부면에 비하여 역사 전개에 따른 변동이 비교적 완만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결코 정체성(停滯性)을 띠는 것은 아니다. 민속도 변동의 속도와 내용은 다르지만, 역사 전개에 따른 변동은 응당 본질적이다.(이필영,1996.)현재의 한국이나 몽골에서 접할 수 있는 민속은 과거 문화의 잔존(殘存)으로만 이해될 수 없다. 그것은 오늘날 '살아있는 문화'이며, 그들의 역사 전개에 각기 조응하면서 형성된 민속이다.

13세기 몽골의 오보 및 오보제와 현재의 오보 및 오보제를 동일시하는 시각은 위험하다. 현재의 오보 및 오보제는 몽골 역사 안에서 '지속과 변화'이 과정을 겪은 산물이다. 한국인이 몽골 기행에서 서낭당의 원류라 하여 놀라와 하는 오보는 과거 문화의 잔존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몽골에 적응하여 변화된 오보이다. 한국의 서낭당도 마찬가지 이 해선상에 있다. 오늘날의 서낭제를 목격하고, 그것을 과거 전 역사시기에 걸쳐 변함없이 치러 온 민간신앙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따라서 13세기의 몽골 민속과 현재의 한국 민속을, 그리고 한국 고대의 민속을 현재 몽골의 민속과 편의상 함부로 비교할 수는 없다. 곧 민속도 역사적 산물이기 때문에 그것들을 비교할 때에는 반드시 역사적 경로도 함께 고려해야 한는 것이다. 초시간 차원의 비교연구는 무의미할 수 있다. 민속의 지역성도 고려되어야 한다. 가령 한국의 무속도 그 안에는 공통성과 함께 다양한 지역적인 편차가 존재한다. 서울.경기 지역의 무당과 박수, 호남의 단골, 제주도의 심방, 동해안 별신굿의 세습무, 충청도의 법사 등이 그러한 예이다. 굿의 방식에 따라서는 선굿과 앉은 굿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

물론 한국의 보편적인 무속 구조와 성격을 추출할 수 있더라도, 비교연구에서 지역성을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몽골도 마찬가지이다. 부리야트, 호루친, 할하, 오이라트, 오르도스라는 지역 문화권을 설정할 수 있고, 여기에 경제구조에 따라서 유목, 반유목, 반농반목지역으로도 가를 수 있다. 더욱이 내몽골과 외몽골도 몽골문화라는 공통분모하에서 각기 다른 문화양상을 지닌다. 따라서 비교 대상이 되는 지역간의 편차는 반드시 감안하여야 한다. 한국과 몽골 안에서도 다시 정밀하게 관찰하면, 결코 간과하기 어려운 지역적 특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한.몽 민속이 비교연구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고려되어야 한다. 곧 외형상의 단순 대비가 아니라, 비교적연구로 찾아진 이동성(異同性)의 배경을 설명하고, 그들 민속이 다른 문화요소들과 어떻게 상호관련되어 있는 가를 밝히는데 주력해야 한다. 예켠대 오보와 서낭당이 외형상, 그리고 약간의 의례 절차에서 유사한 면이 보인다고 하여 그 문화적 관련성만 주장하지 말고, 북아시아 전역에 퍼져있는 공통의 '돌무더기 신앙'이 몽골에서는 오보로, 한국에서는 서낭당으로 형성 전개되어간 사실을 밝히는 일이 중요하다. 한국과 몽골의 솟대 역시 외형은 거의 일치하며, 그것이 지닌 우주나무(Cosmic Tree)와 하늘새(sky-Bird)의 고대적 상징성은 유사하나, 그 의미, 성격, 기능은 엄청나게 다르다. (이필영, 1990.)이러한 차이점은 양자의 자연 및 역사환경에서 비롯한다. 몽골 샤마니즘과 한국의 무속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비교연구는 A와 B라는 두 개의 대상에 대한 정확하고 풍부한 지식과 체험에 의존해야 한다. 이중 하나에만 정통해도 곤란하며, 양자에 대한 충분한 지적 수준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인 연구자의 경우는 극히 소수를 제외하면 아직 몽골의 전체 문화 속에서 몽골 민속을 이해하는 수준은 아니며, 또한 몽골 민속도 그것을 구성하는 수많은 민속요소와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일정 수준의 지식도 부족한 편이다. 여기서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 민속에 대한 한국인 연구자의 지식 부족 현상이다. 이는 특히 민속학 비전공자에 있어서 심하게 나타난다. 한국인이라고 하여 한국 민속이 상식으로 자연스럽게 알아지는 것이 아니다. 엄연한 학문 대상으로서의 민속도 오랜 시간 천착해서 얻어야 할 지식 체계이다. 한국인이라고 해서 한국 민속을 당연히 잘 알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비교연구는 원형, 원류를 찾거나 영향, 전파 관계를 규명하는데만 쓰이는 방법이 아니다.

한.몽 비교연구, 특히 민속 분야의 비교연구가 초기 인류학사에 있어서 스미스 학파와 같은 구실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미이라를 연구하기 위하여 이집트에 체류했던 스미스는 고대 이집트의 문명과 기술에 매료된 나머지, 이집트야말로 문명을 세계로 퍼뜨린 문명의 요람으로 굳게 믿었다.(가바리노 원저, 1994.67.)
극단적인 전파주의(傳播主義)가 한.몽 비교연구에 적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는 한국의 몽골학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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