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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문지방 넘을 힘 있는 날까지 계속 봉사”
 작성자 : 관리자 2006.09.04 11:24:37, 조회 2,744 

“문지방 넘을 힘 있는 날까지 계속 봉사” 
[조선일보 2006-09-04 02:59]    
 
46년간 무료진료 임일규 한의사
국내는 물론 에티오피아 등 해외봉사 17회
“돈없는 사람 건강해지는 것 보는 맛에 살죠”

[조선일보 이혁재기자, 인턴기자]

춘천의 한의사 임일규(72)씨는 ‘국내외적’ 슈바이처라 불린다.
의료생활을 시작한지 40여년간 국내는 물론 아프리카 등 해외를 찾아다니며 무료 인술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춘천시 칠전동의 임일규 한의원. 한의원 로비에는 한약재 상자와 침술 도구,
커다란 여행용 가방이 가득 들어차 있다. 머리에 하얀 눈이 내려앉은 백발의 임일규 원장이 어수선한 로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화천 사내면으로 무료 의료봉사 갈 채비를 하는 거예요.”
한의사의 길을 걸은지 46년간 무료봉사만 수백 여회고, 해외로 원정 봉사 나간 것이 17회다. 한 달에 한 번꼴로 이렇게 짐을 싼다고 했다.
“1959년, 대학 졸업뒤 서울 성동구에서 처음 한의원을 개업했어요.
주변 빈민촌에서 먹고살기 힘든 사람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했는데,
작심하고 의료봉사를 시작한건 1969년 성동구 한의회장직을 맡으면서 부터죠.”

서울 변두리와 농촌, 군부대, 수해지역을 돌며 순회 봉사를 하던 그는 48세 되던
1983년 고향 춘천에 내려와 강원도 벽지를 누비기 시작한다. 1993년부터 2003년까지,
춘천 방하리와는 11년 동안 자매결연을 맺어 무료진료를 했다.
초기에는 군용트럭 정도가 겨우 들어갈 수 있던 비포장 오지마을을 지인들과 함께 찾아,
무료 자동차 정비와 생활법률상담, 이발을 해주는 ‘패키지’ 봉사 활동을 폈다. 지금도 이 마을에서 임 원장은 ‘슈바이처’로 통한다.

환갑을 맞은 1995년 TV에서 ‘국경 없는 의사회’ 이야기를 보다가 ‘아, 저거다’라며 무릎을 쳤다.
그 후 해마다 1~3차례씩 몽골,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등 10개국을 돌며 의료봉사에 나섰다.
“첫 해외 봉사를 떠난 사할린에서 강제 이주돼 온 우리 동포들을 만났습니다.
추위에 쩍쩍 갈라진 동포들 손을 부여잡으니 가슴이 아프더군요. 꼭 다시 오리라 속으로 다짐했죠.”
다음해 임원장은 ‘밀크 로션’ 1000개가 든 박스 두개를 들고 공항 검색대에 다시 섰다.
1997년 찾았던 검은 대륙의 땅 에티오피아는 TV보다도 훨씬 처참했다.
“아이들이 쓰레기통에서 음식을 찾아먹고 6·25 전쟁 참전용사들이 훈장을 팔아 빵을 사더라”고 했다.
그래도 보람은 컸다.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청년의 입을 제자리로 돌려놨더니
“자기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동물 가죽위에 정성스레 그린 그림 한 폭을 답례로 들고 왔다.
“위쪽에는 태극기와 에티오피아 국기를 나란히 수놓았고 아래쪽에는 침을 맞고 누운 자신의 모습을
그렸는데 그렇게 가슴 뭉클할 수 없더군요. 이 맛에 사는가 싶었죠.”

임 원장의 진료실 한쪽 벽에는 해외봉사활동 떠났던 나라마다
‘대한한의사협회 심벌 스티커’를 붙여놓은 세계전도가 걸려있다.
임 원장은 “이 지도에 스티커 붙일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미쳐야 한다는 일인데 미치니까 계속하게 되더군요. 다음엔 또 언제 갈까 하는 생각만 하고 있으니까요.”

처음 해외 의료봉사를 떠날 때만해도 “대선배님 같은 어르신이 계셔야 젊은 사람들도 자극을 받는다”고 했던
후배들이 이제는 좀 쉬시라고 한다.
하지만 임 원장은 “의사가 어려운 이웃을 모른척하면 안 된다”며
“문지방을 넘어갈 수 있는 힘이 있는 날까지 계속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했다.
임 원장은 내년에 또 콜롬비아와 니카라과로 떠날 계획을 세워놓았다.

(이혁재기자 [ elvis.chosun.com])
(염창선 인턴기자·한림대 언론학4년 changsun@hallym.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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