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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국내시장 좁다” 한국형 투자모델 수출 러시
 작성자 : 관리자 2006.12.21 10:36:41, 조회 2,748 

자본시장이 거듭난다

선진금융 무장 베트남ㆍ中이어 카자흐 공략도

현지 증권사 인수ㆍIBㆍ직접투자등 사업 다변화

최근 베트남, 중국, 인도 등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에 진출하려는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현지법인 인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부실채권 인수나 인수ㆍ합병(M&A) 추진 등에서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단계다. 외환위기를 통해 외국 투자은행에 지급한 막대한 수수료를 아시아 시장에서 회수하려는 증권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선택이라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명제로 자리잡고 있다.

브로커리지 업무에 치중해 온 국내 증권산업이 지나친 경쟁으로 성장의 한계에 다다른 데다, 온라인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입마저 크게 줄면서 국내 시장만으로는 손익분기점조차 맞추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의 잉여 현금이 늘면서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건수가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에 협소한 국내시장에서의 경쟁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그동안 국내 증권업계의 해외 진출은 주로 미국이나 영국, 홍콩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져왔다. 업무 영역도 국내 주식의 브로커리지를 수행하는 데 한정돼 왔던 게 사실이다. 즉,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국내 주식을 매매중개하는 인바운드 업무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람에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와 진정한 IB업무 등 해외 진출 업무는 활성화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의 개발도상국가들에서 우리 증권사들이 보여주고 있는 성과는 실로 괄목할 만하다.

올 9월 베트남투자청이 한국투자증권을 공식 투자파트너로 선정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은 베트남 정부가 한국금융기관의 노하우와 기법을 전수받기 위한 의지를 확실히 보여 준 좋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증권은 지난해 10월 베트콤뱅크증권과 업무제휴를 한 것을 시작으로 올 4월 국내 최초로 244억원 규모의 베트남 사모투자펀드를 설정했다. 이어 6월에는 일반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745억원 규모의 베트남 공모펀드를 내놓았다. 지난달에는 1000억원 규모의 베트남적립식펀드를 설정하는 등 유가증권 펀드를 중심으로 본격 투자 활동에 들어갔다.

현재는 현지 기업의 보유지분 한도가 49%만 허용되고 있으나 100%까지 허용되는 내년에는 홍콩 현지법인을 통해 베트남의 증권사나 운용사를 인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지난해 중국의 국태군안증권과 업무제휴를 맺고, 곤산 시의 연호산업대 개발계획에 참여하는 등 중국 시장에서도 활발한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증권은 2020년까지 아시아 최고의 투자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올 4월 투자금융본부를 신설, IB 분야를 강화하고 해외 사업을 주관하는 신사업추진실을 세워 자기자금투자(PI)를 수반하는 해외 진출 여건을 구체화했다. 이와 함께 중국과 베트남 외에도 필리핀, 인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의 진출을 모색하며 한국형 투자모델의 동남아 수출을 꾀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지난 2001년부터 아시아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해 2003년과 2004년 홍콩과 싱가포르에 자산운용사를 세웠다. 미래에셋 싱가포르자산운용과 홍콩자산운용은 아시아 12개 나라에 투자하는 아시아태평양 펀드를 비롯해 인디아펀드, 차이나펀드 등 20여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맵스자산운용은 지난 8월 베트남 하노이에 사무소를 설립해 베트남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고 이달에는 주식혼합형 펀드를 론칭해 적극적인 시장공략을 노리고 있다.

증권사들의 행보에 발맞춰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의 금융인프라 수출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KRX는 이달 여의도 사옥에서 카자흐스탄 알마티금융센터와 정보교환 및 상호협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알마티금융센터는 알마티를 중앙아시아 지역의 금융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조성하고 있는 특별금융센터로 이번 MOU를 기반으로 카자흐스탄 기업의 한국 증시 상장 유치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 증권시장의 시스템과 제도 정비과정에도 참여한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다.

KRX는 이에 앞서 몽골을 비롯해 루마니아와 베트남, 캄보디아의 거래소나 정부기관과 잇달아 MOU를 체결해 신흥 증권시장의 지원을 통한 금융인프라 수출을 추진했다. 현재 세계 15개국의 26개 거래소와 증권관련 기관과 MOU를 맺은 상태다.

올해 증권업계가 보여준 주목할 만한 성과들에도 불구하고, 향후 아시아 공략에 장밋빛 전망만 펼쳐진 것은 아니다.

해외 사업에 대한 노하우와 전문인력이 부족한 점은 증권업계가 공통적으로 당면한 어려움이다.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 역사가 짧은데다 그나마 IMF 이후 단기 적자를 이유로 대부분의 해외 사업부문을 철수해 경험 있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

홍콩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이경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위해 확보해야 하는 전문인력의 수준이 상당히 까다롭다”면서 “전문인력 풀을 확보하고 글로벌 투자은행 수준의 연봉을 지급하는 일이 국내 증권사들로서는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해외 유수의 투자은행과 비교해 턱없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자기자본 규모는 해외 진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강석훈 증권업협회 조사국제부장은 “단기적으로 수익을 높이기 위해 현재 외국 증권사들이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는 해외투자가 대상의 브로커리지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중ㆍ장기적으로는 문화적 동질감과 한국에 대한 호감을 활용해 아시아의 이머징마켓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홍경 기자(phk1004@herla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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