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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서울 강동구 성내동 자택에서 찍은 가족사진. 뭉크바트(왼쪽)씨와 부인 우간바예르씨, 아들 앵킬랭군. /김연정 객원기자
12일 오후 서울 강동구 성내동의 지하 단칸방에서 몽골인 뭉크바트(28)씨는 찬물을 받은 세숫대야에 끓인 물을 부었다. 부인 우간바예르(36)씨는 한 살 난 아들 앵킬랭의 바지를 벗기고 엉덩이에 물을 끼얹었다. 앵킬랭의 '고추'는 1㎝가 안 돼 보였고, 'U'자 형으로 이어진 고환 두 쪽은 왼쪽에 몰려 있는 기형이었다. 작년 10월 '초미니(490g)'로 태어난 앵킬랭은 2~3일씩 소변을 못 보고 밤새 울기도 한다. 앵킬랭은 치료비가 마련되는 대로 '성기·고환 보정 수술'을 받아야 한다.
뭉크바트 부부는 각각 2003년과 2000년에 가짜 여권으로 한국에 들어와 10년 넘게 숨어 지냈다. 브로커에게 5000달러를 주고 한국에 들어온 뭉크바트는 2009년까지 3000만원을 모았다. 이 금쪽같은 돈을 몽골 집에 보내 현지 은행에 맡겼다가 사기를 당했다. 뭉크바트는 한동안 술에 절어 지냈다. 부인도 한국에 온 뒤 봉제공장·식당을 전전하면 온갖 험한 일을 했다. 하지만 밤잠 안 자고 번 돈 1000만원을 고향 홀어머니에게 보냈다가 어머니가 사기를 당해 돈을 모두 날렸다.
2009년 처음 만난 부부는 서로 상처를 보듬으며 위기를 극복했다. 앵킬랭을 임신하며 코리안 드림의 첫걸음을 내딛는 듯했지만 또 다른 시련이 닥쳤다. 불법 체류 단속에 걸려 강제추방 처지에 몰린 것이다. 뭉크바트는 몇 번이나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딱한 사정을 접한 성동구 외국인근로자센터가 450여만원을 모아 왔고, 월드비전·세이브더칠드런이 500만원씩을 내놨다. IBK행복나눔재단과 보문동 외국인근로자센터, 여성재단도 힘을 보탰다. 출입국사무소는 앵킬랭의 치료가 마무리될 때까지 부부의 체류 기간을 연장해줬다.
앵킬랭이 태어났을 때 상태가 너무 안 좋아 의사는 "아이에게 정을 주지 마라"고 했다. 하지만 부부는 한국인들의 정을 통해 아이를 살릴 용기를 얻었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그게 저희가 깨달은 코리안 드림이에요." 우간바예르의 눈시울에 눈물이 방울졌다.